에이즈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이는 인체내 단백질 집합체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과학계는 HIV 치료의 새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HIV 연구자들은 HIV에 감염되었으면서도 수년, 심지어는 수십년간 에이즈가 발병되지 않는 '장기적 비발병자들(long-term non-progressors) '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들의 면역계가 HIV에 대항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연구를 계속해 왔었다.

지난 1986년에 과학자들은 일부 HIV 감염자들 중에서 CD8 T 세포라는 면역 세포가 HIV의 복제를 억제하는 분자 물질을 분비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HIV에 감염되었지만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특히 오랫동안 에이즈가 발병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다량 존재하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 물질을 CD8 항바이러스 인자 (CD8 antiviral factor; CAF) 라고 명명하였으나 그 실체는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상태였다.

뉴욕에 소재한 아론 다이아몬드 에이즈 연구센터 (Aaron Diamond AIDS Research Center) 의 데이비드 호 (David D. Ho)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사이언스 온라인판인인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최신호'에서 CAF의 항바이러스 효과와 관련된 일단의 단백질들을 규명했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팀은 수년에 걸쳐 장기적 비발병자들을 추적 연구해 왔으며 단백질 스크리닝 기법을 이용해서 장기적 비발병자들 및 에이즈가 발병된 HIV 양성 환자들, HIV 비감염자들의 혈액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모든 비발병자들과 대부분의 비감염자들에서는 존재하지만 에이즈 발병 환자들에게서는 검출되지 않는 일련의 단백질들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 단백질들은 백혈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항생물질인 알파 디펜신 (alpha-defensins) 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CAF의 항바이러스 효과는 알파 디펜신-1, -2, -3에 의한 것으로서 연구팀은 CD8 세포에서 알파 디펜신을 제거함으로써 HIV의 복제를 억제하는 능력이 없어짐을 확인하였다. 또한 합성된 알파 디펜신도 어느정도까지는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알파 디펜신의 어느 부위가 항바이러스 효과와 관련되어 있는지를 찾아내게 되면 합성 디펜신의 항바이러스 활성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또한 알파 디펜신이 인체의 자연 분비물질이므로 이 단백질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KISTI. 생물과학 등 록 일 2002-10-01 원문출판일 2002년 09월 26일

http://www.reutershealth.com/archive/2002/09/26/ eline/links/20020926elin00 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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