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포도주가 치매(dementia)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덴마크 코펜하겐 예방의학연구소(Institute of Preventive Medicine)의 과학자들이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 뉴욕에서 현지 시각으로 10월 14일에 개최된 미국신경학회(American Neurological Association)의 제 127차 연례 학술대회를 통해 소개됐다.

이번 연구 결과의 요지는 맥주는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데 반해 포도주는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맥주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비교적 드물게 섭취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치매의 발병 위험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1주일에 한 번씩 포도주를 마시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약 70% 가량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흥미로운 내용 가운데 하나는 맥주나 포도주가 아닌 독한 술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하거나 낮아지는 경향이 없다는 점이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치매를 예방할 목적으로 포도주 섭취를 권장하기는 어렵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후속 보강 연구를 통해 좀 더 정확한 내용 규명이 있은 후에야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과 이로 인한 영향 사이에서도 개인마다 변이가 컸다는 점 또한 보강 연구의 필요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에 의해서 발병할 수도 있다. 또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이나 혈관에 발생한 문제로 인해 뇌로 전달되는 혈류의 양이 줄어드는 경우에도 치매가 생길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약 2000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집된 자료들을 토대로 알코올 섭취 행동 특성과 치매 발병 사이의 상관관계 규명을 시도했다. 고려한 인자로는 섭취한 술의 종류와 섭취 빈도 등이 포함됐다. 대상자들이 최소 65세 이상을 넘긴 15년 후부터 사람에 따라 발병하는 치매의 빈도를 알코올 섭취 행동 특성을 기준으로 분류한 결과 서두에서 밝힌 결과들을 얻을 수 있었다.

연구진이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 가운데 치매가 발병한 경우는 모두 83명이었으며 1,626명의 사람들은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 알코올 섭취 행동과 정신 기능 사이의 관계를 추적한 결과 맥주를 정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치매 발병 위험이 약 두 배 정도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반해 포도주를 마실 경우에는 맥주와 달리 얼마나 자주 섭취하는지 여부에 따라 치매 발병 위험이 서로 다른 비율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매주 포도주를 마실 경우에는 약 70%, 한 달에 한 번씩 마실 경우에는 약 60% 정도 그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일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도 밝혔지만,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포도주가 치매 예방 효과를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수행된 연구 과정으로 볼 때 생활 양식 같은 다른 인자들이 관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예로 개인의 사회경제적 상태에 따라 음주 행태가 다를 수도 있고 건강을 챙기는 습관 또한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교육 수준도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포도주가 치매 예방 효과를 유도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적포도주에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s)라는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이 물질은 자유라디칼(free radicals)이란 유해 화합물로부터 혈관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자유라디칼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혈관성 치매는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면서 발병하는 치매 유형 가운데 하나이다. 이 같은 사실들로 미루어 볼 때 적포도주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출처 : KISTI. 약학 등 록 일 2002-10-17 원문출판일 2002년 10월 14일

http://www.reutershealth.com/archive/2002/10/14/ eline/links/20021014elin00 2.html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9.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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