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이 장이냐, 거적문도 문이냐」라는 말에서 보듯이 좋지 않은 음식으로 비유되기도 했던 것이 청국장 또는 담북장이다.

일반 된장보다 냄새가 자극적이고 만드는데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코를 막던 사람도 맛 들이면 자꾸 찾게 되는 것이 청국장이다.

다른 메주는 띄우는데만도 몇 달이 걸리는데 청국장은 2~3일이면 완성된다. 피난 살이를 해야 하는 전쟁 때엔 메주를 띄우고 장을 담그기가 어려웠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청국장이므로 전시에 만들어 먹는 장이라는 뜻에서 전국장(戰國醬)이라 이름 지은 것이 청국장의 어원이라고 한다.

이 청국장이 건강 유지에 매우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된장 발효의 주역은 누룩곰팡이인데 비해 청국장 발효의 주역은 세균인 고초(枯草)균이다.

고초균, 즉 바칠루스 섭티리스는 장내 부패균의 활동을 약화시키고 콜레라균이나 티푸스균 등 병원균에 대한 항균 작용이 인정되고 있다. 그 효력이 유산균보다 강력하다는 보고도 있다.

인체에 이로운 이 균이 부패균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부패균이 만드는 발암 물질이나 암모니아·인돌·아민 등 발암 촉진 물질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유해 물질을 흡착하고 배설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대개 유해 물질은 간에서 해독되나 청국장에 의해 유해 물질의 생성이 줄어들면 간의 부담이 가벼워져 피로 회복이나 피부의 거칠어짐을 막는 효과도 커지는 것이다.

특히, 비타민 B₂가 많아 간의 해독 기능을 좋게 하므로 술이나 담배에 시달린 간을 보호해 주는 힘도 가지고 있다. 고초균은 유기산도 생성하므로 장을 자극해 소화 활동을 활발히 해주기도 한다.

청국장이 다 뜨게 되면 끈끈이실을 내는데 숟가락으로 떠보아 실이 길게 늘어나는 것일수록 잘 뜬 것이다. 이 실은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이 여러 개 합친 것과 과당의 중합물인 프락탄이 엉겨 된 것이다.

청국장에 끈끈이가 많이 만들어지게 하려면 메주 콩을 띄울 때 설탕을 조금 넣으면 된다. 이 균은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을 높여준다.

이 균이 증식하면 콩단백 분해 효소도 만들어지며, 이 효소는 혈전을 녹이는 작용이 있어 심근경색·뇌혈전 등을 예방한다는 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원료 콩과 비교해 보면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B₁·비타민 B₂·나이아신·판토텐산 등을 더 많이 가지고 있고, 각종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래서 소화 흡수율도 매우 높으며 변통을 조절하고 변비 개선에도 유효하다. 고초균의 발효에는 영양학적 효용과 그 생리 활성이 매우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균은 공기 중에도 있지만 볏짚에 많이 묻어 있으므로 청국장 띄울 때 콩 사이 사이에 볏짚을 꽂으면 발효가 잘된다. 발효에 알맞은 온도는 40~43℃이며 온도 조절을 잘못하면 잡균이 번식해 고리타분한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

원료 콩에 따라 청국장의 맛이 달라지는데 황백색의 국산 콩이 가장 좋다.

출처 : 중앙일보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7.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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