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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은 죽이는 박멸농업이 아니다이광구 자연을닮은사람들 전문 강사 (전 농관원 부여사무소장)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농가들이 접하다 보면 대부분이 친환경농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의 오류가 있어 힘든 농업을 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본다.
 관행농법의 핵심은 재배하고자 하는 작물체 이외에는 잡초라는 이름으로 또는 병해충이라는 이름으로 과학의 산물인 화학합성농약을 이용하여 모두 죽여 없애는 농법이다. 이런 박멸농업을 해온 지가 50년이 넘었다. 그러나 우리가 도저히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잡초는, 병해충은 없어졌는가? 아이러니하게도 50년 전보다 잡초와 병해충의 종류는 더 다양해졌고, 그 피해도 더욱 증가하는 추세이다. 

 친환경농법이 병해충 방제는 화학농약 대신 공장형 제품인 친환경농약으로, 작물의 성장관리는 화학비료 대신 유박으로 만들어진 유기질 비료로 대체하는 농법이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들은 화학합성농약처럼 한방에 몰살시키는, 화학비료처럼 빠른 시간에 생육을 조장하는 물질 또는 자재를 찾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친환경농업은 농업행위의 결과를 곧바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농업이 아니다. 다시 말해 친환경농업은 눈으로 보이는 부분만 관리해서는 완성될 수 없다. 친환경농업은 보이지 않는 부분, 아니 볼 수 없는 부분까지도 관리해야 만이 완성될 수 있는 농업이다.  
 
 친환경농업은 머리로 짓는 농업이 아니다. 가슴으로 짓는 농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농업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이나 볼 수 없는 부분은 머리로 관리할 수 없다. 자연을 이해하면서 기다릴 수 있는 가슴으로 지어야 완성되는 농업이다. 

 박멸농업이 아니고도 농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벼농사에서 엿볼 수 있다. 농사 중에서 종전보다 농약 사용량과 살포횟수가 감소한 유일한 것이 있다. 그것은 벼농사이다.  70년대부터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벼농사를 지으면서 농약을 많게는 8~9회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은 1~2회 정도 또는 아예 본답에서는 한 번도 농약을 하지 않고서도 수확이 가능하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설명하고 또 이해할 수 있을까? 

  쌀값이 20년 전과 같다고 한다. 아니 금년 9월 16일에는 모 신문에서 ‘쌀값 폭락......30년 전과 같다’고 하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쌀값은 20년 동안 오르지 않았는데 인건비, 농기계임차료, 농자재 값은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벼농사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벼농사를 지속하려면 생산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고, 벼농사의 특성상 생산비 중에서도 절감이 가능한 항목은 농약 살포 외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농업인들은 농약 값과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농약살포 횟수를 줄여 나갔다. 매년 살포 횟수를 점차 줄여감에도 우리가 걱정했던 병해충의 극성으로 인한 피해는 겪지 않았다. 그런 결과 오늘날처럼 농약을 1~2회 사용으로도 수확이 가능한 벼농사가 정착되었다. 또한 농약살포 횟수가 줄어듦에 따라 논 생태계도 건강하게 복원되었다. 건강한 생태계 회복이 농약 절감으로도 벼농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선순환을 가져왔다.

  친환경농업인을 접하면 대개가 풀 한포기도 용납할 수 없고 벌레 한 마리도 허용할 수 없는 관행농법의 상태와 똑같은 포장상태를 상상하며 관행농법에서와 같이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친환경자재를 찾아 지금 이 순간에도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표현만 친환경이지 농법은 관행농법과 다른 점을 찾을 수가 없다.

 친환경농업은 인간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죽이는 박멸농업이 아니라 자연을 존중하고 닮아가며 생태계 복원을 통한 균형농업이다. 그것을 벼농사가 말해 주고 있다. 

이광구,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6.10.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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