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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0세에 접어든 박용출님은 귀농 전 정밀기계제작 사업을 하던 엔지니어다. 정밀기계를 만드는 일을 평생 하다가 시력을 많이 잃고 부인의 권유로 9년 전 귀농을 결심하게 되었다. 경남 합천이 고향인 박용출님은 자식들이 서울에서 살기 때문에 왕래의 편의를 고려하여 여주, 원주 등 중부지방에서 귀농지를 물색했다. 우연한 인연으로 들르게 된 단양군 적성면을 귀농지로 결정했다.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이곳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하지만 감나무를 심고 나서 두 해째이던 2009년 유례없는 한파가 와서 감나무가 모두 얼어 죽었다. 허망했다. 죽은 감나무를 캐내고 이번에는 호두나무 250주를 심었다. 하지만 호두나무도 잘 되지 않았다. 고민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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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공부와 조사를 해서 관리도 쉽고, 소득도 올릴 수 있으며 무엇보다 동해에 강한 나무를 찾았다. 그리고 한가지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아로니아! 블랙초코베리로도 알려져 있다. 5년 전 아로니아를 알게 되어 공부를 해보니 그동안 고민했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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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밭 한켠에 시험재배를 해보았다. 그런데 선견지명이 있었던지 시험재배 다음해인 3년전 단양군에서 아로니아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묘목 대금의 50%를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 받아 1000평에 1년생 묘목 1200주를 심었다. 식재 2년차인 지난해에 2톤을 수확했다. 귀농 8년만에 첫 수확이자 첫 농업 소득을 올렸다. 감격스러운 한 해였다. 욕심에 어린 나무에 열매를 너무 많이 달아서 수세가 떨어진 점은 또 한번의 시행착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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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실패를 하고 꼼꼼히 따져 나무를 심기 전 기반 조성을 하고 나무를 심고 나서도 크로바 초생재배를 하고 자닮식 친환경재배를 했다. 충북대 농대 원예학과 대학원생들이 박용출님의 아로니아 과수원을 시험포장으로 지정하고 재배와 연구를 함께 하는 경사도 겹쳤다.
충북대의 분석에 따르면 아로니아는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블루베리의 10배, 포도의 200배 이상 많이 함유되어 있다. 게다가 단양의 아로니아는 우리나라 다른 지역보다도 안토시아닌 성분 함유량이 높다. 단양 지역의 기후가 아로니아에 적합하다는 것이 박용출님의 생각이다.
지난해 첫 수확한 2톤은 Kg에 2만원의 높은 가격에도 주문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품귀현상이 일었다. 평당 조수입 4만원의 고소득을 이뤘다.
아로니아의 높은 인기를 실감했지만 무엇보다 박용출님이 아로니아를 복용함으로써 잃었던 시력을 되찾은 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귀농의 최대 수확이다. 박용출님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은 혈관계에 특히 효과가 좋아요. 눈에는 미세혈관이 많은데 제가 오래동안 먹고 시력이 회복되면서 아로니아의 효과를 직접 알게 되었죠. 또한 아로니아를 늘 먹다보니 피로감이 없어졌어요. 일을 많이 해도 예전처럼 힘든 걸 몰라요.”
농부가 재배한 작물의 가치를 스스로의 몸을 통해 느끼는 것보다 보람있는 일은 없다. 사람에게 이로운 작물을 친환경 재배하니 다른 일에서 찾기 힘든 농사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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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전 사전 준비가 부족했던 박용출님은 8년만에 농사로 첫 소득을 올리며 뼈저린 깨달음을 얻었다. 귀농은 함부로 결정해서도 안되고 귀농을 할 때는 작물 선택과 귀농 후 생활에 대책을 확실히 세우고 귀농할 것을 후배 귀농인들에게 조언한다. 한 번 실수를 하면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용출님은 농사 소득이 없던 8년 동안 농장 창고에서 귀농전 직업인 정밀기계 제작을 계속해서 소득 보전을 했다. 이러한 대비가 있었기에 지난 세월을 견딜 수가 있었다.
올해 박용출님의 아로니아 예상 생산량은 대략 7톤이다. 선주문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이고 Kg당 2만원의 판매가이니 대충 계산해도 올해 조수입이 1억 4천만원이다. 올해는 귀농 9년만에 억대 농부가 되시겠다고 미리 축하를 하는 기자의 덕담에 대한 박용출님의 대답이다.
“말이 그렇지 올해 1억 이상 소득 얻기는 어려워요. 내 계획이 65세에 1억 소득을 거둔다는 건데 내 나이가 올해 환갑이예요. 아직 여유 있어요. 더 이상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잘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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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철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5.05.0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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