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의 R자가 들어있는 달에 굴을 먹어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5~8월은 R가 없는 달.
이 시기가 굴의 산란기여서 살이 적고 맛이 떨어지며 독소가 생길 수 있다.
여름이어서 잘못 먹으면 식중독에 걸린다.
그러나 가을.겨울의 굴은 영양가가 높고 맛이 좋으며 먹어도 탈이 없다.
서양에서 날 것으로 먹는 거의 유일한 해산물이 굴이다.
프랑스 요리의 별미 중 하나가 레몬을 곁들인 굴요리다.
산성 식품인 굴에 알칼리성 식품이면서 비타민 C가 풍부한 레몬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굴의 영양소 가운데 유명한 것은 철분과 타우린이다.
굴 8개만 먹으면 하루 필요한 철분을 충분히 섭취하게 된다.
굴엔 철분이 인체에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구리도 넉넉하다.
그래서 굴이 빈혈에 좋다는 말이 나왔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뇌를 발달시키며 심장과 간 기능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함황(含黃)아미노산이다(연세대 식품영양과 박태선 교수).
굴엔 또 갑상선 이상을 예방하는 요오드와 성적(性的)성장에 중요한 아연이 넉넉히 들어있어 무기질(미네랄)의 보고로 통한다.
열량도 사과보다 약간 높은 정도여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권장된다.
1백g당 열량은 석굴(생굴)이 64㎉, 참굴이 85㎉.
한방에서 굴은 성질이 온(溫)하고 맛이 단 음식으로 친다.
동의보감은 "굴은 먹으면 기운이 나고 피부색이 좋아진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방에서 약으로 주로 쓰는 것은 껍질이다.
굴껍질을 소금물에 넣고 끓인 뒤 불로 태워 만든 가루를 처방한다.
이 약은 식은 땀을 그치게 하고 설사와 여성의 냉.대하, 남성의 누정(漏精.
조루와 유사)에 효과적이라고 한다(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굴은 살이 오돌오돌하고 통통한 것이 좋다.
젖빛에 미끈미끈하고 탄력이 있어 바로 오므라드는 것이 신선하다.
출처 : 중앙일보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운영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09.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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