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낙안, 해발 350m 산골에서 순환식 자연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한옥현씨.

고향인 벌교 평야지대서 논농사를 짓다 제대로 된 자연농업을 하고 싶어 산골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산골이다 보니 아침에 물대고 나면 저녁에는 물이 없습니다. 그래서 벌교에서도 자연농업을 했지만, 그곳에서 다시 그 지역에 맞는 자연농업을 정립하는데 3년이 걸렸습니다.

깨달았습니다. 지역적인 차이를 무시한 획일적인 농사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걸. 지역마다 그 지역에 맞는 지역특수성을 살려 농사를 짓는 것이 가장 농사를 잘 짓는 방법이란 걸 터득했습니다.

ⓒ www.jadam.kr 2006-03-14 [ 유걸 ] 사례를 발표 중인 한옥현씨

논농사에 더해 퇴비를 얻을 요량으로 검정돼지를 연간 600두 정도 출하합니다. 산에서 얻는 낙엽과 톱밥을 돈사바닥에 깔아주어 냄새도 막고 나중에 그걸 퇴비로 사용합니다.

더해서 연간 20여가마정도의 메주콩을 생산해 메주를 쑤어 판매를 하는데, 메주콩을 삶은 물을 발효해서 사람도 먹고 돼지도 먹이고 논밭에도 뿌려줍니다. 또한 메주콩대의 1/3정도는 돼지 사료로 씁니다. 돼지가 그 거친 콩대를 어떻게 먹느냐 하겠지만 자연농업 책자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돼지든 작물이든 강하게 키워야 합니다.

본인은 이런 농사방식, 즉 순환농업만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자연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www.jadam.kr 2006-03-14 [ 유걸 ] 제대로 된 자연농업을 하고 싶어 산골로 들어갔습니다

한옥현씨는 농사에 있어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제철 작물이 아니면 수확하지 말자는 게 첫 번째 원칙입니다. 기름을 태워 하는 시설하우스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생장여건이 열악한 조건에서 키우려니 농부 등골만 휩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농사는 하지말자, 비용이 적게 드는 농사를 하자는 게 본인의 소신입니다.

두 번째는 맞춤형 농산물 생산을 통해 소비자와 정직한 농사를 짓자는 겁니다. 1년 동안 4인기준 한세대의 식비가 대략 150~20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30세대로 환산하면, 연간 5천만 원 정도가 되는데, 본인은 거기에 맞춰 농사를 짓습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 이상의 욕심을 내게 되면 본의 아니게 서로 속고 속일 수가 있습니다.

ⓒ www.jadam.kr 2006-03-14 [ 유걸 ] 제철 작물이 아니면 수확하지 말자는 게 첫 번째 원칙입니다

최근 들어 소비자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주문도 10kg이하 소량 주문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본인은 10kg이하로는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소비자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제 자신을 발목 잡는 행위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농부가 택배를 보내는 등의 일로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되면 농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대신 이따금 소비자 가족들을 불러 들여 돼지를 잡아 같이 나누어 먹으며 관계를 돈독히 합니다.

어느 날 밭에 앉아 숲을 보는데 저 숲은 누가 관리해서 저리 자라는가 하는 생각이 번쩍 들더군요. 자연을 거스르는 농사는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마음을 비우니 농사가 편합니다.^^

ⓒ www.jadam.kr 2006-03-14 [ 유걸 ] 맞춤형 농산물 생산을 통해 소비자와 정직한 농사를 짓자는 겁니다

- 돼지를 어떻게 기르는지요.

낙엽갈이, 산흙, 쌀겨, 볏집, 콩대를 발효시켜 돼지먹이의 60%정도를 조달합니다. 자연농업 책자에 있는 대로 돈사바닥에 토착미생물 뿌려주고, 약은 구충제만 투여합니다. 보통 일반양돈농가에서는 25일 만에 새끼돼지 이유를 시작하는데, 45일 동안 돼지모유를 먹여 키우면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자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동영상 보기, 후원전용>

http://www.naturei.net/TV/contents_view.html?section=0&category=0&code=3196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6.03.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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