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날, 진주시 수곡면에서 딸기와 단감농사를 짓는 정만열씨의 남강농원을 찾았다.
수곡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덕천강과 경호강이 만나는 곳에 있다. 농장으로 가는 길은 이제야 포장을 할 정도로 산골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해발 250미터로 일교차가 심하여 과일이 단단하고 당도가 매운 높다고 한다.
정만열씨가 작고 오래된 티코자동차를 타고 나타났다. 4동의 비닐 하우스는 싱그런 딸기밭 세상이다. 부인이 택배로 보낼 딸기를 포장하고 있다. 빨갛게 익은 열매가 탐스럽다.
- 올해 수확은 어떻게 예상하는지요.
여름철 이상 고온으로 모종이 탄저병 피해를 입어 초기 수확이 지난해보다는 떨어집니다. 내년 5월까지 출하가 계속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할 걸로 봅니다.
- 농사방법에 대해 얘기 좀 해주시죠.
전환기유기 2년차입니다. 자연농업 자재를 대부분 직접 만들어 씁니다. 당귀, 계피, 감초, 생강, 마늘 등 5섯가지 한방영양제와 각종 천혜녹즙 및 기피제 등 25가지 정도 됩니다.
화학비료를 전혀 쓸 수 없기 때문에 생선아미노산과 참깨대숯, 계란껍질 등으로 N, P, Ca 등을 얻지요. 연구소에 의뢰해 성분분석한 자료가 있는데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지하수를 맥반석 등 암석과 토착미생물을 이용해 농업용 약수로 쓰고 있습니다. 바깥 간이화장실에도 미생물을 투입해 전혀 냄새없이 완전 발효시켜 농사에 활용합니다.
하우스 한 동마다 수정을 위해 토종벌통이 하나씩 들어 있다. 하우스 가운데에는 일정간격으로 훈증기와 co2발생 촉진제를 매달아 놓았다. 훈증기는 흰가루병 방제를 위해서, co2발생 촉진제는 하우스 내에서 광합성에 부족한 탄산가스를 보충해 주기 위해 사용한다.
농업용 약수나 자연자재를 사용할 땐 ph용지를 이용해 ph농도를 측정해서 사용한다.
- 딸기농사를 잘 짓는 비결이라면 무엇인지요.
우선은 토양이지요. 토양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연농업 연찬에서 배운대로 자연농업 자재로 토양기반조성을 하고 생장주기에 맞춰 작물을 관리하면 잎이 두껍고 강하게 자랍니다. 병해충에 대한 피해도 덜 받게 되지요. 보다시피 비닐멀칭을 들춰 보면 토양이 떼알구조로 부풀어 오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화아분화를 얼마나 잘 유도하는가가 관건입니다. 딸기의 경우 화아분화는 일장(하루 중 낮의 길이)의 길이와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습니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온도가 내려가면 2형생장에서 3형성장으로 전환되는거지요. 인위적으로 딸기 모종을 암흑냉장하거나 질소 공급을 중단하여 스트레스를 주면 화아분화가 촉진됩니다.
극단적으로 스트레스를 줘서 화아분화를 촉진시키면 딸기가 잘아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자연상태로 두면 수확이 늦어져 돈이 안되기 때문에 적절한 선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 ⓒ www.jadam.kr 2005-12-13 [ 유걸 ] 200평씩 4동 800여평의 하우스에 조성된 딸기밭 |
|
부인에게 귀농하게 된 연유를 물어보았다.
마산에서 청과물도매를 운영했는데 수입이 괜찮았어요. 애들 아빠가 고혈압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귀농하게 되었지요. 92년에 들어왔으니 13년 되었습니다. 단감농사를 했지요. 딸기농사는 5년전부터 시작했습니다.
수익은 장사에 비할 것이 못 되지만 육체는 고되도 마음이 편해 좋아요. 물 맑고 공기 좋고 지리산이 가까이 있고 별, 하늘 마음껏 볼 수 있고 그거죠.
아이둘 둘인데 대학생입니다. 군대 다녀온 큰 애를 도움이 될 듯 하여 자연농업 기본연찬에 보냈더니 갔다와서는 농사를 짓겠다고 하더군요. 먼저 세상에 나가 큰 경험을 쌓고 농사를 지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www.jadam.kr 2005-12-13 [ 유걸 ] 정성들여 키운 딸기밭에서 행복을 찾는 정만열씨 부부 |
|
- 판매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홈페이지나 자연몰을 통해 직접판매를 하고, 그 외의 물량은 전량 물류업체를 통해 대형할인점으로 내보냅니다.
그동안은 혼자 해왔는데 이번에 친환경농사를 하시는 분들과 작목반을 만들어 판매도 같이 할 예정입니다. 대부분 유기 및 무농약 인증을 받은 고참 농사꾼들이죠. 자연농업에 관심이 많아 기회가 되면 자연농업 연찬을 받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농사해서 돈 벌겠다는 욕심만 아니라면 귀농이 병들고 찌든 도시에서의 삶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정만열씨 부부의 농사짓는 모습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남강농원.. |
농장주 : 정만열
주작물 : 딸기, 단감
재배면적 : 800평, 10,000평
농장주소 : 경남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 1025
홈페이지 : sweet4u.co.kr |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5.12.13 15:26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만열#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