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달걀버섯. 참나무, 소나무와 공생관계를 형성한다.

이 “버섯과 함께 농사짓기: 그 둘째 이야기”는 미국 콜로라도 주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 학생이 실험 연구한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그 첫째 이야기는 “버섯과 함께 농사짓기: 야생버섯의 신비(47)”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건강한 토양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그런데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농사를 지은 결과 지구촌의 농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 식량의 99%가 땅에서 생산된다. 60억이 넘는 사람들이 지구촌의 11%밖에 되지 않는 땅에서 생산된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땅 가운데 본래의 비옥한 땅은 겨우 3%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광범위한 개발과 단일 작물재배, 지나친 경작, 살충제와 화학비료의 과도한 남용으로 말미암아 토양의 건강을 파괴하고 있다는 수많은 연구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전 세계 경작지의 3분의 일이 못쓰게 되었거나 황폐하게 되어 버려진 상태다. 인간의 이러한 무분별한 농사짓기로 말미암아 농경지가 황무지가 된 것이다.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젖버섯. 참나무와 공생관계

이렇게 농사를 지어야 할 땅이 줄어들고 있는 이 때 인구는 계속 증가하여 2050년에 이르면 세계 인구가 90억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어서 현재의 식량공급보다 배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최근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50년 동안 과거 일 만년 동안 생산해 온 식량에 맞먹는 식량을 생산해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한다. 건강한 토양은 식량 생산에 필수적인 일이라 할 때 과거 우리 인간이 망가뜨린 토양을 회복하고 복원하는 일 또한 필수적인 것이다. 식물 뿌리가 뻗어가는 부분의 토양층을 회복하고 복원하는 방법이 많겠지만 현재 우리 자연농업에서 중요하게 실시하고 있는 미생물 공급과 건강한 균근균 재공급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뿔나팔버섯. 참나무, 너도밤나무와 공생 관계

우리가 눈으로 잘 볼 수 없는 균근균(菌根菌)은 식물의 99% 잔뿌리 주변에서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많은 식물이 이러한 균근균과 맺은 공생관계 없이 살아갈 수 없다. 균근균과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식물은 그렇지 않은 식물보다 몇 배의 영양분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균근균은 강력한 유기산을 통하여 토양 속의 분해하기 어려운 영양소를 분해함으로써 숙주식물이 흡수하기 좋게 만들어 준다. 뿐만 아니라 균근균은 중금속을 분해하여 흡수하여 뿌리 밖에 있는 균사체 속에 저장함으로써 숙주식물이 흡수하지 못하도록 막아 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균근균은 숙주식물이 오염된 지역에서 자란다 해도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것이다. 나아가서 균근균 버섯은 중금속을 흡수 저장함으로써 토양 속에 있는 중금속을 제거해 주기도 한다.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꾀꼬리버섯. 참나무와 공생관계

또 균근균은 식물의 해충에 대한 저항력도 길러준다. 건강한 식물이 해충에 대한 저항력도 강하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건강한 식물은 해충피해도 적기 때문에 식물을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 해충관리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균근균을 통한 좋은 영양분과 많은 양의 수분 흡수는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다. 이러한 식물 건강을 위해서는 건강한 토양이 필요하고 토양이 건강하려면 풍부한 토양 미생물이 흙속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토양 미생물과 균근균을 토양 속에 다시 공급하는 일이야 말로 고갈되고 오염 손상된 토양을 되살려 건강한 토양을 만들어 주는 일의 첫걸음인 것이다.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나팔버섯. 쓰가나무(Hemlock), 소나무 등 침엽수와 공생관계

콜로라도 주 La Veta 고등학교의 Devon Enke라는 학생이 균근균에 대하여 4년동안 실험 연구한 결과는 이러한 토양 되살리기에 희망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균근균으로 접종 처리한 식물은 비옥한 토양에서는 물론 지력이 고갈된 최악의 토양 조건에서도 그 건강성과 생산성에 극적인 결과를 입증해 주었다.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기와버섯. 참나무, 너도밤나무와 공생관계

또 이 학생은

1. 균근균이 통상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은 높은 pH에다가 지력이 고갈되고 굳게 다져진 토양에 심은 옥수수의 생존력과 생산력을 증가시켜주는 지의 여부,

2. 또 균근균이 투입된 토양이 농사짓기에 적합한 토양으로 개선되는지의 여부와 함께

3. 균근균으로 처리된 토양에 심은 옥수수의 양분과 그렇지 않은 옥수수의 양분을 분석 비교하였다.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이 옥수수는 실제 본문과 관계 없음

그 결과는 놀라웠다. 옥수수 종자(씨)에 균근균을 입혀 처리한 옥수수와 그렇지 아니한 옥수수와 비교하여 균근균으로 처리한 옥수수는 많은 면에서 혜택을 받았다. 우선 발아율이 높아 균근균으로 처리한 옥수수는 85%의 발아율을 보였고, 처리하지 않은 옥수수는 50%의 발아율을 보였다. 가뭄의 피해를 보면 균근균으로 처리한 옥수수는 5%, 처리하지 않은 옥수수는 47%의 피해를 입었다. 같은 단위 면적에서 수확한 옥수수의 양에도 차이가 나서 균근균으로 처리한 옥수수는 52자루의 옥수수를 수확하였고 처리하지 않은 옥수수는 겨우 11자루를 수확하였다. 거기다가 수확한 옥수수의 영양성분을 보면 처리한 옥수수는 당분, 단백질, 지방 함유량이 처리하지 않은 옥수수보다 3배가 높았고, 비타민C 함유량도 거의 배가 높았다. 또 토양도 균근균으로 처리한 곳은 상당히 개량되어 더 높은 양분과 낮은 pH를 보였고 반대로 위험한 중금속 양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라일락그물버섯(임시이름, 한국 미기록종) Xanthoconium separans. 참나무 또는 소나무와 공생관계

겉으로 보기에 똑같은 옥수수처럼 보였으나 영양성분을 분석 비교해 본 결과, 극적인 차이를 보여주어, 마그네슘 양을 보면 균근균으로 처리한 옥수수는 1490ppm인데 비하여 처리하지 않은 옥수수는 964.5ppm이었다. 마찬가지로 균근균으로 처리한 옥수수의 인, 포타슘, 철분의 양도 훨씬 더 높았다. 반면 비소, 카드미움, 납, 우라늄 등 중금속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적색신그물버섯. 참나무와 공생관계

결론적으로 균군균으로 처리한 토양에서 자란 옥수수가 더 건강하였고 소출도 많았다. 양분도 더 많았으며 토양의 질도 상당히 개선되었고 한편, 중금속의 양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옥수수에도 중금속의 양은 현저하게 낮았으나 영양소는 훨씬 더 높았다. 이렇게 균근균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토양을 죽이는 나라는 그 나라 자체를 죽이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진실된 말이다. @

ⓒ www.jadam.kr 2012-08-05 [ 최종수 ] 키다리곰보버섯. 튤립 포플러(백합나무?),양물푸레나무와 공생관계. 그러나 균근균이자 부생균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Devon Enke, "Mycorrhizal Symbiosis: Unlocking the Potential of Soil," Fungi, Vol. 5:2, Summer 2012, pp.6-11. 실험 연구 방법과 사용한 도구 및 연구결과에 대한 도표 등 자세한 내용을 참고하실 수 있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2.08.05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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