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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버섯 Schizophyllum commune Fries
허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 하지 않던가 50세 여성 한 분이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나며 머리가 아프고 재채기가 심하다 하면서 병원을 찾아왔다. 의사는 종합 검사를 실시하였다. 엑스레이 단층촬영 결과 비강 내벽, 턱뼈, 위턱뼈굴(上顎洞)이 심하게 짓물러 있었다. 즉시 기능적 내시경적 부비동(副鼻洞) 수술을 시행하였고 오른 쪽 위턱뼈굴에서 균류 잔해인 흰털 같은 곰팡이를 채취하여 검사실로 보냈다. 균류 잔해를 배양한지 8주 뒤에 현미경 상으로 부채꼴 자실체(버섯)을 볼 수 있었다.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은 바로 치마버섯 Schizophyllum commune으로 밝혀진 것이다! 숲속 고사목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재 부후균인 치마버섯이 사람의 몸에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지만 놀랍게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고 또 그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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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버섯의 주름살 모습
치마버섯의 포자는 바람이 실어 나르기 때문에 이를 흡입한 동물이나 사람의 부비강(副鼻腔) 언저리에 감염을 일으킨다. 그래서 가장 흔하게 괴롭히는 질병은 알레르기로 보통 국부적 감염이지만 드물게는 침투성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동물 실험에 따르면 치마버섯은 비교적 낮은 발병력을 가진 균류로 꾸준히 진행되는 저급 감염을 일으키고, 아주 어린 동물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다. 감염 진행의 정도는 동물의 나이, 감염 부위의 크기, 면역 억제제 사용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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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버섯으로 말미암는 감염 사례는 알레르기성 기관지 폐의 질환, 폐 안의 진균덩이(眞菌球), 경구개(硬口蓋)의 궤양성 병변, 그리고 손톱 감염 등이다. 이례적인 수막염을 앓고 있던 환자의 뇌척수액으로부터 치마버섯을 분리해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면역 능력이 있는 환자의 진균성 부비강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진균성 부비강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주로 아스페르길루수(누룩곰팡이)였으나 최근 치마버섯 또한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받기 시작하였다. 어쩌면 치마버섯이 그 원인이었다고 잘못 진단하였거나 반대로 이 버섯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그냥 지나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면역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서도 치마버섯으로 말미암는 감염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특히 면역력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치마버섯은 뇌농양처럼 치명적인 침습성 감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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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ditor's Picks, "Ewww!" Fungi, Vol. 5:5, Winter 1012, pp. 18f.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3.08.3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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