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Capsicum annuum L.)는 중부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여러해살이풀이나 우리나라에서는 1년생으로 재배하는 주요채소 작물이다.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일본을 통해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높이 60㎝ 정도에 잎은 어긋나고 달걀형 바소꼴 모양으로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여름에 흰색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핀다. 열매는 길이 5~10cm 정도의 원뿔형으로 익으면 빨갛게 된다. 고추는 쉽게 교잡종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 세계로 전파되는 가운데 수많은 품종이 생겨났으며 우리나라에서만도 재배되는 품종이 약 100여종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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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매운맛 때문에 땡초, 청량초 등으로도 불리는 매운고추, 일명 청양고추는 매운맛을 내는 캅사이신(Capsaicin) 성분이 다량 함유된 만생종 고추를 가리킨다. 청양고추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첫 임상재배가 이루어진 경북 청송의 청(靑)과 영양의 양(陽)자를 합해 만들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청양고추의 캅사이신 함량은 100g당 250-300mg으로 풋고추의 12.5-15배에 달한다. 향기가 강하고 과피가 두꺼워 오래 저장해도 맛이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기온이 낮고 일조량이 적으면 수확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다. 생산량은 경상남도 밀양과 진주가 전국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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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방법
고추는 고온성 작물로서 발육에 알맞은 온도는 25℃ 정도이다. 토양이 기름지고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잘 자란다. 고추씨를 바로 밭에 뿌려서 가꾸면 수확량이 적어지므로 온상에서 모종을 기른 다음 옮겨 심어 키운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노지재배의 경우 남부지방은 2월초순에 파종하여 5월상순경에 아주심기하며, 중부지방은 2월중하순에 파종하고 5월중순경에 아주심는다. 6월중순부터 8월상순까지는 풋고추를 수확하고, 8월중순이후에 3∼4회에 걸쳐 붉은고추를 수확한다.
고추묘를 구입하여 심는 경우, 구입한 묘는 포트 상태로 오래 두지 말고 늦어도 3~4일 안에 심는 것이 좋다. 맑은 날을 선택하여 심고, 전날 포트에 물을 충분히 주어 묘를 채취하기 쉽도록 한다. 심을 때는 포토에 심겨진 깊이대로 심는다. 너무 깊으면 줄기 부위에서 새뿌리가 나와 활착이 늦고, 얕으면 건조해를 받기 쉽다. 이랑을 가능한 높게 하고 밀식재배를 피하면 역병이나 탄저병 등의 병균과 병충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멀칭을 하면 지온이 높아져 생육이 빨라지고 잡초 관리가 용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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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성 및 활용
김치 등 각종 요리에 양념으로 이용한다. 비타민C가 귤이나 사과에 비하여 매우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한방에서는 고추 열매를 번초(蕃椒) 또는 당신(唐辛)이라고 하여 달인물을 동상 걸린 곳에 바르거나 신경통이나 근육통의 치료제로 쓰기도 한다. 고추의 매운 맛은 소화관의 운동을 촉진시키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가 잘 되게 한다. 또한 지방을 연소시켜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냉증을 없앤다. 음식의 발효를 돕고 산패를 막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피부에 반점이 생기고 위를 상하게 할 수 있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내게 하는 성분은 캅사이신(Capsaicin)이다. 순수한 캅사이신은 물과 섞이지 않는 무색무취의 밀랍성 결정체이다. 열에도 강해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껍질 쪽보다 씨가 붙어 있는 태좌(胎座)라는 흰 부분에 많이 들어 있다. 눈과 입안에 있는 점막과 같은 예민한 피부에 닿을 경우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때문에 폭동 진압용 최루 스프레이로 활용되는데 과다노출 시 호흡곤란, 창백,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량의 순수 캅사이신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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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 캅사이신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자신을 다른 동물로부터 보호하고, 동시에 씨를 퍼뜨려 종자의 번식을 도모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남부의 칠레고추밭에서 칠레고추를 먹는 동물들을 관찰한 결과, 고추에게 위협이 되는 동물들에게는 캅사이신이 독으로 작용해 섭취를 방해하고, 고추의 씨를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동물, 주로 새들에게는 맛있는 먹이가 되어 고추씨가 이들의 배설물에 섞여 멀리까지 퍼진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캅사이신은 또한 균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1만분의 1의 희석액에서도 억균작용을 보인다. 때문에 감자의 흑반병, 담배의 모자이크병을 예방하는데도 이용한다. 친환경농업에서는 마늘처럼 생즙을 내어 다른 독초식물과 혼용하여 병충해 방제에 이용하고 있다. 고추 중에서도 캅사이신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청양고추를 이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9.11.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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